“베트남 개발자 어떠세요?”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솔직하게 말하면 — 기대보다 훨씬 좋았고,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다.
코드벤터는 2024년 하반기, 다낭(Da Nang)에 있는 베트남 현지 개발팀과 6개월간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FastAPI 기반 백엔드 확장과 어드민 대시보드 개발이 주요 작업이었고, 팀 구성은 시니어 1명 + 미드레벨 2명이었다.
이 글은 그 6개월의 솔직한 기록이다. 홍보도, 미화도 아니다.
왜 베트남이었나
처음부터 베트남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인도, 동유럽, 필리핀도 검토했다. 결국 베트남으로 결정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시간대가 가장 가깝다. 베트남(UTC+7)과 한국(UTC+9)의 시차는 단 2시간. 오전 9시에 업무를 시작하면 베트남도 오전 7시다. 하루 7~8시간 이상 겹치는 시간대가 있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인도(UTC+5:30)나 동유럽(UTC+1~3)과 달리 화상 미팅 잡기가 현저히 쉬웠다.
둘째, 가격 대비 기술 수준이 높다. 하노이와 호치민 개발자들이 알려져 있지만, 다낭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으면서 FPT대학 등 기술 대학 출신 인력이 풍부하다. 시니어 개발자 기준 월 $1,500~2,500 수준으로, 국내 동급 인력 대비 1/3 정도다.
셋째,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함. K드라마, K팝 영향으로 베트남 젊은 세대의 한국 문화 친화도는 상당히 높다. 소통 방식과 업무 태도에서 문화적 마찰이 예상보다 적었다.
팀 구성과 온보딩 — 첫 2주의 시행착오
계약 이후 실제 온보딩까지 2주가 걸렸다. 이 기간이 생각보다 중요했다.
가장 먼저 부딪힌 건 영어 소통 능력의 편차였다. 시니어 개발자(Minh)는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했지만, 미드레벨 두 명(Linh, Tuan)은 기술 문서 읽기는 가능해도 실시간 대화가 어려웠다. 결국 팀 내 통역 역할이 자연스럽게 Minh에게 집중됐다.
해결책은 비동기 중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이었다.
- Notion으로 스펙 문서화: 모든 요구사항을 영어와 한국어 병행 작성
- Linear로 이슈 트래킹: 구두 지시 없이 티켓으로만 작업 할당
- Loom 영상으로 피드백: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UI/UX 피드백은 화면 녹화로
- 일 1회 스탠드업 미팅: Google Meet 30분, 매일 오전 10시(KST)
이 구조를 잡는 데 2주가 걸렸고, 그 이후는 훨씬 부드러웠다.
코드 품질 — 솔직한 평가
6개월 협업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코드 퀄리티 어때요?”
결론부터: 시니어는 훌륭했고, 미드레벨은 지도가 필요했다.
Minh이 작성한 FastAPI 코드는 타입 힌팅이 철저하고 비동기 패턴도 올바르게 사용했다. 코드 리뷰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배운 부분도 있었다. 그가 사용한 dependency injection 패턴은 우리 팀에도 적용할 만큼 깔끔했다.
반면 Linh과 Tuan은 기능은 동작하지만 엣지케이스 처리가 부족한 코드를 종종 제출했다. 에러 핸들링 누락, 타임아웃 미처리, SQL 쿼리 최적화 부재 같은 문제들이 PR 리뷰에서 자주 걸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드 리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했다:
- 모든 외부 API 호출에 timeout 설정 여부
- Exception handling 범위 확인
- N+1 쿼리 가능성 검토
- 입력값 validation 처리
- 로그 레벨 적절성 (print 대신 logger 사용)
체크리스트 도입 후 PR 수정 요청이 눈에 띄게 줄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기대와 결과물 사이의 간극이 생긴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문화 차이 — 예상한 것과 실제 다른 것들
베트남 팀과 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화적 차이는 “Yes”의 의미였다.
한국에서 “이거 가능해요?”라고 물으면 “네”는 보통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베트남에서는 “네”가 종종 “이해했습니다” 또는 “알겠습니다”의 의미일 때가 있었다. 실제로 가능한지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초반에 몇 번 이 때문에 혼선이 있었다. 스프린트 플래닝에서 “이번 주에 이 기능 가능해요?”라고 물었을 때 “Yes”라고 했지만, 주말에 확인하니 30%밖에 완성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해결책은 간단했다: Yes/No 질문 대신 수치 질문으로 바꿨다.
“이 기능 언제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기준으로 몇 퍼센트 완료됐어요?” 이렇게 물으니 훨씬 정확한 답변이 나왔다.
또 하나 인상적인 차이는 휴일과 명절이었다.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ết, 음력 설)은 보통 1~2주 연휴다. 2025년 뗏은 1월 말이었는데, 이 기간 계획을 미리 조정하지 못해 스프린트 일정에 영향이 있었다. 베트남 공휴일 캘린더를 팀 캘린더에 미리 추가해두는 건 필수다.
성과 측정 — 어떻게 했나
원격 협업에서 가장 어려운 건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특히 문화와 언어가 다른 팀과 일할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사용한 측정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스프린트 속도(Velocity) 추적
매 2주 스프린트마다 완료된 스토리 포인트를 기록했다. 초기 3개월은 평균 24포인트였고, 후반 3개월은 32포인트로 약 33% 향상됐다. 팀이 코드베이스와 도메인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2. PR 수정 사이클 횟수
PR이 최종 머지되기까지 평균 몇 회 수정이 필요한지 추적했다. 초반 2.8회에서 6개월 후 1.4회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코드 품질 기준이 공유될수록 첫 번째 PR의 품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했다.
3. 버그 발생률
배포 후 7일 이내 발생한 버그 수를 카운트했다. 초반 평균 3.2건에서 후반 0.8건으로 줄었다. 이는 단순히 팀이 익숙해진 것 외에, QA 프로세스를 체계화한 효과도 컸다.
6개월 후 솔직한 결론
베트남 팀과의 협업을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조건부 Yes다.
이런 상황에서는 추천한다:
- 명확한 스펙을 문서로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 때
-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인 협업이 가능할 때 (초기 러닝커브 기간 필요)
- 코드 리뷰를 직접 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이 있을 때
- 비동기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가 있을 때
이런 상황에서는 신중하게:
- 단기(3개월 이하) 프로젝트 — 온보딩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
- 스펙이 자주 바뀌는 초기 스타트업 — 소통 비용이 크다
- 기술 리드가 없는 상황 —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6개월을 돌아보면, 비용 절감 효과는 확실했다. 동급 국내 팀 대비 약 40% 낮은 비용으로 유사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40%를 얻기 위해 투자한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세스 구축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글로벌 협업은 ‘저렴한 외주’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팀 운영’이다. 이 관점으로 접근하면 기대와 결과 사이의 간극이 훨씬 줄어든다.
코드벤터는 글로벌 개발팀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도 최적화된 협업 구조를 제공합니다. 개발 외주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